서양철학, 그 중에서도 인식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레 칸트 철학을 접했다. 순수이성비판 1권을 힘겹게 읽었고, 한국칸트철학학회장 백종현님의 칸트 철학 해설서(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흥미롭게 읽었다.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을 마침내 칸트가 종합한듯 보였고, 칸트를 이 분야(인식론)의 끝판왕 쯤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도 모르게 칸트의 인식론을 진리로 여기게 되었다. 특히 선험적 종합판단에 대해서 그러했다. 인간은 시간감, 공간감, 원인과 결과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 등 어떤 인식의 틀을 태어날 때부터(경험 이전에) 갖고 있다는 주장을 말이다. 물론 나중에 비트겐슈타인을 읽으면서 이거 다 말장난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칸트의 인식론을 진지하게 의심하려 들지는 않았다.
근데 엊그제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선험적 종합판단조차 경험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감, 공간감, 인과율도 경험으로 체득되는 것이고, 사실은 일찍이 극단적 경험론을 펼친 흄이 찐천재였으며, 칸트는 적당히 모두를 아우르는 그럴싸한 이론을 만든 것 아닐까 하는 생각.
이런 생각을 현대 뇌과학이 뒷받침해 주지않을까 싶어 좀 찾아보니, 대충 찾아봐도 인간의 인식능력이 경험의 산물이라 주장하는 뇌과학, 진화생물학 책이 널렸다. 지금 읽는 책들 다 읽고 함 읽어봐야겠다. 반대로 칸트를 옹호하는 주장도 함께 살펴보자. 찾아보다 우연히 '사변적 실재론'이라는 현대철학의 한 흐름도 알게되었는데 시간되면 퀑탱 메이야수도 같이 읽어보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