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필력이 상당하다. 개인적인 견해도 듬뿍 들어가 있어 흥미롭다. 에필로그에 이르러서는 동양사는 실패했고 서양사는 성공했다고 말해버리기까지 한다(역사책에서 이렇게 말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시종일관 눈치 안보고 자기 생각을 마음껏 이야기한다. 그래서 좋았지만 한편으론 다소 의심하는 마음을 가지고 읽었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을 대표로 하는 동양은 중심부(황하 유역)가 고정되어 있고, 천자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했으며, 북방 민족을 오랑캐라 여기고 확장보단 영토 사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반면 서양은 중심부가 계속해서 이동했고(메소포타미아 -> 그리스 -> 로마 -> 서유럽), 지역의 강자들이 서로 대립하면서도 종교를 매개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었으며, 끊임없이 외부로 확장했다.

유럽과 중국이 맞짱을 뜬다면 15세기까진 힘을 집중시킨 중국이 유럽을 이겼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이후엔 겜이 안되게 격차가 벌어졌다(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에 대해선 무능한 면을 부각한다. 특히 신라 때부터 이어진 중국에 대한 극진한 사대에 대해 할많하않 어조로 얘기한다. 맞는 말 같긴 한데.. 읽는 내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뭐라고 한다.

약 20년 전에 쓰인 책이기 때문에 다소 철지난(?) 생각도 읽을 수 있는데, 주식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걸 천민자본주의라고 비난하는 점에서 그렇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남경태의 '혼공 역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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