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으면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 깨닫는데, 지식의 최전선 사정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더 많이 알게 되었지만 그만큼 더 모르게 되었고, 최초의 근본적인 물음엔 여전히 답하기 어렵다.

철학자가 물리학, 고고학, 신경과학 최전선의 상황을 이토록 상세하게 안다는 사실에 놀랐다(이 형님의 이름을 외워두자). 철학이 복잡한 동시대 과학을 따라잡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이브했다. 심리철학, 신경철학, 물리철학 같은 분야가 생기면서 진화하고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할 때 분명하고 단순하게 말하고 싶은 '환원주의 충동'을 느낀다. 단순명료함 그 자체로 멋지고, 때에 따라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하니까. 그러나 어떤 말을 해도 정답은 아닐 거라는 의심이 자주 그 충동에 브레이크를 건다.

머리가 아파서 다른 부류의 책을 읽어야겠다.

'지식의 최전선'을 읽고